전에 팟케스트에서 들은 법륜스님 즉문즉설 중에서....


 화를 다스리는 방법에 대한 말씀을 들은 적이 있다.


 같은 사건이라도 상대가 존재하면 화를 내고 상대가 존재하지 않으면 화를 내지 않게 되는데 이것은 상대는 옳지 않고 자신은 옳다고 하는 시비를 가리는 마음이 일어나기 때문이며, 이런 시비를 가리는 마음을 내지 않으면 화가 날 일이 없고 단지 갈등 상황을 해결하는데에만 집중함으로써 화를 내서 스스로에게 생기는 2차, 3차적인 피해를 막을 수 있다.


... ... 라는 말씀을 하셨던거 같다. 물론 이것도 정확한 워딩은 기억 안나지만....


혼자 차를 몰고 가다가 옆의 비탈에서 갑자기 큰 돌이 굴러 떨어져 앞을 막아, 급하게 핸들을 조작해 그걸 피했다면, 아마도 나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고, 경찰서든 어디든 전화를 걸어서 위험하니 도로 위에 돌을 치워달라고 신고 할거고, 나중에 친구들과 술한잔 하면서 무용담 비슷하게 유쾌하게 이야기 할수도 있을만한 사건이 될것이다.


그런데 차를 몰고 가다가 앞에가던 차나 혹은 마주오던 차가 급조작으로 앞을 막아 급하게 핸들조작을 해서 그걸 피했다면, 심하게 욕을 퍼부을수도 있고, 차를 세우고 다투거나, 다투다 못해 몸싸움이 되거나, 길을 막은것으로 인해 지나던 다른 차에 불편을 주거나, 혹은 싸우다가 다른 차에 치어 2차 사고를 낼수도 있는것이다. 입씨름을 하고도 화가 풀리지 않으면 아마 나중에 술마실때도 생각날때마다 스트래스를 받을지도 모르겠다.


두 사건의 차이는 사실 상대가 있고 없고의 차이 밖에 없다. 상대가 없을때는 크게 화를 낼일이 되지 않지만, 상대가 있을때는 화를 낼 일이 된다. 일단 상대가 있고 화가나면, 입으로든 힘으로든 상대를 이기지 않으면 마음이 풀리지 않는다. 내가 옳고 상대가 그르기 때문에 내가 투쟁에서 승리 함으로서 내가 옳다는 것을 증명해야만 마음이 풀리고, 이를 증명하지 못하면 계속 스트래스가 남는 것이다.


이런 원리를 마음에 담고 있으면서 상대가 있는 사건이 일어났을때 자신의 마음을 잘 관찰하면, 화가 나는 순간을 깨닳을수 있고 이를 통해 화를 내리누르는것이 아니라 화를 내지 않는 상태에 도달 할수 있으며 나와 상대의 잘잘못. 다시말해 시비를 가리지 않고 또한 투쟁상황을 만들지 않고 설사 투쟁이 발생하더라도 이에 투쟁으로서 맞상대 하지 않음으로서 합리적으로 상황을 해결하는 지혜를 갖출수 있게 된다.


- 라고 나름 이해하고 있다.... 거기에 도달했다는 소리가 아니다.-


여기에서 자신이 화가 나는 이유를 알고 자신의 마음을 계속 들여다 봄으로서 화를 내는 순간을 캐치하는 것이 아마도 불교에서 말하는 마음 수련의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아이키도를 배우면서 이 가르침이 생각날때가 많다.


아이키도에서는 기술을 거는 사람과 받는 사람을 나누어서 교대로 수련하게 되는데, 기술이 높은 수준에 이를 수록 기술을 받는 사람이 반항할수가 없게된다. 


재미있는게 물리적으로 꼼짝을 못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심리적으로도 반항할 생각을 못하게... 아니 안하게된다는 거다.


기술 체계를 보면 유도나 주짓수처럼 해부학적, 물리학적 큰 틀은 있다.  그러나 아이키도에서 추구하는 완벽한 기술이란 기술을 거는것 자체가 자신과 상대의 마음을 화합으로 이끌어 투쟁 상태를 해소하고 어떤 평정의 상태로 이끄는데에 그 목적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키도에서 시합을 금지하는 이유는 시합을 하게 되면 승패를 가리게 되고, 이기려는 마음은 서로를 상처입힐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이키도의 기술의 완성이 투쟁상태 그 자체를 종료하는는 것으로 이루어진다면, 시합에서 이기려는 마음이 생기는것 그 자체가 아이키도의 완성으로 가는 길을 방해하기 때문에. 시합을 금하게 된게 아닐까?


시합을 하게 되고 경쟁을 하게 되면, 상대를 제압하는 요령, 기술 자체는 빠르게 성장하겠지만, 그 빠른 성장의 요인이 강한 투쟁심과 호승심에 기인하게되고, 한쪽이 이기려고 들면 상대방도 당연히 이기려는 마음이 생기게 되기 때문에, 화합을 통해 투쟁이 없는 평정의 상태로 이끌고자하는 아이키도의 목적과 배치되므로, 아무리 능숙하게 기술을 걸수 있어도 이건 아마 아이키도 아니라고 해야할 것이다.


라는 생각을 하고있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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