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으로 자전거 만큼 사람의 달리고 싶은 본능을 자극하면서, 동시에 좌절시키는 물건은 없다고 본다. 자전거에 올라타고 패달을 밟기 시작하면 어디까지라도 날아갈것 같아 무리해서 패달을 밟게되고, 그러다보면 불과 몇십초만 풀파워로 패달을 돌려도 금새 숨을 헐떡거리며 속도를 늦추게 되는 짓을 끝없이 반복하게끔 만드니 말이다.
Turbo Tour
Turbo Tour by Shavar Ross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자전거를 타게 되면 기본적으로 조금이라도 더 빠르게, 더빠르게 달리고 싶어 안달하게 되는것이 사람 마음이지만, 자전거 뿐 아니라 어떠한 탈것이라도 제대로 멈출수 없으면 제대로 속도를 낼수 없다. 빠르고 효율적인 감속은 단순히 멈추어 서는 것만이 아니라 안전하고 빠른 코너링을 통해 전체코스를 빠르고 안전하게 주파 할수 있게 해준다.

이는 모든 상황의 모든 라이더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진리이다. 단순히 10 여키로미터를 철티비를 끌고 자출하는 자출인이라고 해서 매 시즌 대회에 참가하는 크로스 컨트리 선수에 비해 브래이킹의 중요성이 덜하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그런데 자출인의 경우, 이처럼 중요한 브래이킹에 대해서 처음부터 진지하게 생각하는 경우는 의외로 많지 않다. 상대적으로 느린속도, 상대적으로 급하지 않은 경사만 만나기 때문에 필요성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이기도 하지만, 단순히 제대로된 브래이킹을 경험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것이다. 그러나 시내주행이라 할지라도 제대로된 브레이킹을 익히면 어떠한 상황에서라도 익히기 전에 비해서 훨씬 제동거리를 짧게 줄일수 있고, 따라서 좀더 자신있게 속도를 낼 수 있다.

대체로 산길에서 MTB를 타게되면 급경사에 대처하는 브래이킹을 익혀야 하므로 저절로 익혀지게 마련이지만, '자출을 안전하게 하기위해서 MTB를 타라' 는 것도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이므로 원리를 이해하고 자신에게 맞는 나름의 훈련을 통해서 좀더 브래이킹을 잘하게 되는 방법에 대해서 써보고자 한다.
Freeride MTB
Freeride MTB by Ventura Mendoza a.k.a. Miurihausen 저작자 표시비영리

필자는 자출이 거의 4년째에 접어들지만 올해 3월에 MTB를 시작하면서 단 몇개월 사이에 브래이킹 습관이 완전히 바뀌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옛날에 도대체 어떻게 제동을 했었나 싶을정도로 위험스러웠다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이 글은 MTB를 타기전의, 몇년이나 자출을 하면서도 발전이 없었던 나 자신에게 보여주는 글이라는 생각으로 썼다.

만일 당신이 자출을 하고 있고, MTB같은 스포츠 자전거에 관심이 없더라 할지라도, 브래이킹 기술 만큼은 제대로 익혀둘 것을 권하고 싶다.  차와 마찬가지로, 그것은 생명이 걸린 문제이다.  

브레이크 레버 당기기

브레이크 레버는 익히 알고 있듯이 좌우측에 각각하나씩 있으며 앞바퀴와 뒷바퀴의 제동을 컨트롤 한다. 재미있는 것은 유럽이나 서양은 좌측에 앞브레이크 래버가 달려있고 일본이나 우리나라는 반대로 되어 있다는 건데, 어느쪽이 더 나은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지만 필자는 원래 일반적인 오른쪽 - 앞바퀴 방식을 쓰다가 MTB 타기 시작하면서 좌우를 바꿨다. 의외로 적응은 금방했지만 사람에 따라서 고생하는 경우도 있는듯 하다. 개인적으론 어느쪽이든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훈련 나름이니까...



사진에서 보는 방식이 가장 일반적인 방식이다. 몇개의 손가락을 올려놓는가에 따라 각각 투핑거, 원핑거 방식이라 부르는데, 캐이블을 당겨 브레이크 패드를 당기는 V브레이크등의 방식은 대체로 투핑거를, 유압의 힘을 빌리는 유압 디스크 브레이크 방식은 원핑거나 투핑거를 사람에 따라, 상황에 다라 다르게 쓴다.

개인적으론 두경우 다 투핑거를 쓰고 있지만, 유압식 디스크 브래이크가 달린 MTB를 탈때는 상황에 따라 원핑거를 쓸때도 많다.

어느쪽이든 안정된 라이딩을 위해서는 몇가지를 주의해야 한다.

브래이크와 그립을 전체적으로 말아쥐는 자세는 좋지않다. 대체로 생활자전거가 정비가 안되어있는경우 브레이크선이 녹슬어 제대로 리턴되지 않는경우가 그러하고, 장력조절이 되지 않아 브레이크가 잘 잡히지 않는경우에도 브레이크를 말아 쥐게 되는데  브레이크는 '쥐는' 것이 아니라 당기는 것이다.

브래이크를 말아 쥔다는것은 평소에는 브래이크위에 손가락이 올라가 있지 않아 돌발적인 상황 대처에 취약하다는 이야기 이기도 하고 브레이크를 쥐는 정도를 섬세하게 조정할수 없을뿐만 아니라 감속과 동시 주행하는 중에는 그립을 제대로 쥐지 못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따라서 투핑거로 그립을 쥐고 당겨서 브레이크가 제대로 잡히지 않는다면 반드시 제대로 정비를 하도록 한다.
브레이크에 걸고 있는 손가락으로 레버를 당겼을때 그립을  쥐고 있는 다른 손가락에 레버가 닿기 전에 브레이크가 완전히 당겨져야 한다.

또한 브래이크가 최대의 파워를 내기 위해서는 원핑거든 투핑거든 손가락이 가능한 레버의 바깥쪽에 걸려있어야 한다. 이 자세를 만들기 위해서 필요하다면 브레이크 래버를 안쪽으로 밀어 넣는다. 특히 원핑거 브레이킹을 위해서 이작업이 필요하다.



브레이킹시의 자세 - 웨이트 백 (weight back)

달리던 물체가 멈추어 서려고 하면 관성에 의해서 무게가 앞쪽으로 쏠리게 된다. 거꾸로 가속중에는 무게가 뒷쪽으로 쏠리게 된다. 자동차나 오토바이, 자전거 등에서 급가속을 하면서 앞바퀴를 들고 달리는 윌리같은 기술이 이런 하중이동을 이용한 기술이다.

이해를 돕기위해 그림을 그려봤는데 그림이 엉망인건 이해해 주기 바란다... :P


자전거의 경우 가속시에 윌리(앞바퀴를 들고 달리는 기술) 를 하려면 맘먹고 기술을 구사해야 하지만, 급제동시에는, 특히 유압식 디스크 브레이크가 채용된 자전거에 적응 되지 않은 상태에서 앞브레이크를 순간적으로 잡으면, 비교적 느린속도 에서도 가볍게 자전거 핸들을 넘어 데굴데굴 구르는 화려한 기술을 구사할 수 있다. 이는 자전거의 경우 자전거 무게보다 훨씬 무거운 사람의 체중이 높은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 즉 무게중심이 매우 높은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 급 제동시 무게중심이 앞바퀴를 넘어가버리는 현상이 아주 쉽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사태를 막기위해서 대체로 뒷브레이크에 대한 의존도가 높게 된다. 필자도 산악자전거에 입문하기 전에는 언제나 뒷브레이크를 먼저 잡고 앞브레이크를 잡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으며 계속 뒷브레이크를 강화하려고 많은 궁리를 했다. 부스터를 달아보기도 하고, 비싼 브레이크를 달아보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리 비싼 브레이크를 달아도 근본적인 문제 - 감속순간에 뒷바퀴는 무게가 빠지기 때문에 제동이 되지 않고 쉽게 슬립이 일어난다 - 는 해결 할 수가 없었고 앞브레이크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늘어남에 따라 현재는 특별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거의 뒷브레이크에 의존하지 않게 되었다.

그렇다면 앞브레이크를 제대로 이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위의 그림처럼 감속시에는 앞브레이크에 하중이 강하게 걸리기 때문에 쉽게 슬립(미끄러짐)이 일어나지 않는다 - 다시말해 앞바퀴 그립이 강해진다 -  그립이 강해지면 제동거리도 짧아지므로 순간적으로 자전거는 멈춘다 - 하지만 멀뚱멀뚱 앞브레이크만 잡으면 체중이 앞으로 쏠리게 된다 - 헨들을넘어 데굴데굴 구르게 된다-  라고 하는 위험한 상황이 일어날수 있으므로 이를 막기 위해서  뒤로 빼줄 필요가 있다. 이를 웨이트 백 (weight back)이라고 한다.

위그림의 아래쪽 부분은 weight back을 나타내 보려고 시도한것인데 정확히 저런식으로 진행되는건 아니니까 너무 믿지는 말고 대충 저런거라고 생각만 해주기 바란다. 하다보면 감으로 알게된다.

웨이트 백의 정도는 속도가 얼마나 빠른 상태인가. 얼마나 급하게 제동하는 상황인가에 따라 다르다. 당연히 빠르면 빠를수록, 급하게 제동하면 할수록 웨이트를 더 뺄필요가 있으며, 평소에도 체중을 살짝만 빼주는 습관이 되어있어도 앞브레이크를 아주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다.

웨이트백 자세는 달리고 있다가 감속시, 일단 BB (바텀 브라켓 : 패달이 달려있는 크랭크 축의 중심) 를 중심으로 크랭크가 수평인 상태에서 한쪽발은 앞에, 한쪽발은 뒤에 양발이 같으 높이로 놓인 상태에서 엉덩이를 안장에서 들어준다. 이자세에서 브레이크를 당기면서 엉덩이를 뒤로 빼주는데, 감속을 강하게 함에 따라 몸이 앞으로 쏠리는것을 느끼면서 체중을 계속 BB 뒤쪽에 유지하도록 버틴다.

My new ride 2.5: Specialized Hardrock mutant commuter
My new ride 2.5: Specialized Hardrock mutant commuter by mr brown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사진에서 클릿패달-크랭크가 연결된 둥근부분을 바텀브라켓, 통칭 BB 라고 부른다.]

일단 엉덩이를 안장에서 들고 앞브레이크로 감속하면서 몸이 앞으로 쏠리는 것을 느껴보면, 앞으로 몸이 튀어나가는 것을 막기위해 자연스럽게 얼마만큼 뒤로 몸을 빼야 할지를 느끼게 된다. 이 연습을 점점 빠른속도에서, 점점 강하게 브래이크를 당기면서 해본다. 내리막에서 연습하면 도움이 된다.

이 연습을 할때 중요한것은 엉덩이를 뒤로 뺀다고 해서 팔을 완전히 펴면 안된다는 것이다. 팔을 완전히 펴면 컨트롤을 잃게 된다. 어떤상황에서도 다음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 팔꿈치와 무릎은 어느정도 굽혀져 있어야만 한다. 처음부터 너무 빠른속도, 급경사에서 시도하지 말고 낮은 경사, 느린속도에서의 급하지 않은 감속에서부터 연습을 하면, 안전하게 익힐 수 있다.

웨이트 백을 익혀두면 급감속 상황은 물론이고 급한 내리막을 내려갈때, 인도에서 차도로 내려갈때 같은 상황에서도 앞바퀴에서 체중을 빼줌으로서 몸이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내려갈수 있다.

또한 특정한 상황에서 (감속시는 물론이고 울퉁불퉁한 길, 내리막길, 고속 주행, 인도에서 도로로 내려갈때 같은 상황) 안장에서 엉덩이를 들어올리는 습관 (웨이트 백 준비자세) 을 들여줌으로서 지면의 굴곡이 그대로 몸에 전달되는 것을 막아 몸이 튀어오르는 것을 막고 자전거의 무게중심을 신속하게 상황에 따라 이동할수 있게 함으로서 안정적인 주행을 도와준다.

글로 적다보니 주절주절 길어졌지만 중요한것은 일단 시도해 보는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으로서 더 안전하고 재미있게 자전거를 즐길수 있으며, 항상 똑같은 자출길도 더 재미있고 즐겁게 만들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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